불안장애 증상으로 결국 정신과약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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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들

불안장애 증상으로 결국 정신과약을 먹기로 했다

by Miracle.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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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고민 끝에 결국 정신과를 찾았다.  나에게 일어나는 증상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경우 통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랫동안 방치시켰다.  텔레비젼을 보다보면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니 뭐니 하면서 정신과약을 먹는 얘기를 할 때마다 , 저렇게 멀쩡하게 방송하고 그러는데,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하며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었다.

 

어느날 동생과 나의증상에 대해 얘기 하다가 동생이 빨리 병원에 가보라며 진작 병원에 갔어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가?  내가 지금 정신과약을 먹어야 한다고?  무슨....

 

그런 얘기를 나눈 지 반년 정도가 흐르고, 나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던 사람과 마주치면,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이 터질 듯 뛰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그런 사람들과 지나간 안 좋은 일들이 떠오르면 가슴이 마구 뛰고 정신이 멍해지면서 이명이 들렸다.  5분에서 10분정도 그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는데, 그럴 때 마다 눈에 안압이 올라가는지 눈이 아프고 두통도 같이 왔기에 상비약으로 지니고 다니는 각종 두통약을 먹는 것으로 해결을 해왔었다. 거기다,퇴근후 집에 오면 눕고만 싶고 아무것도 하기 귀찮아져서 누워있기를 매일 반복했다.

 

생각해보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웬만해서는 내가 웃지를 않는다는 걸 최근 알았다. 나 원래 엄청 잘 웃는 사람이었는데....

 

최근 들어, 앞으로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이 상황들이 더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잠이 들때면, 내일 아침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일어나 보면 눈을 뜨고 있는 내 모습이 있었다.

 

생명을 가진 세상 모든이에게 소중한 이 하루가 내겐 언제부터인지 다시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한다는게 버거웠다. 내가 생을 마감하면 누가 가장 슬퍼할까?  슬퍼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등등의 생각들이 매일 반복되었다.  그런데 스스로 정리할 용기는 나질 않았다.  결국 이료의 힘들 빌려 좀 더 버텨보기로 했다.

불안장애 증상으로 결국 정신과약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정신과 진료를 보는 병원을 검색해 전화를 했는데, 헐...이게 웬일이니?  초진은 올해 예약이 다 끝나서 내년에 와야 한단다.  이게 머선 일이고?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이야?  지금 10월달인데?  2023년은 아직 두달이나 남았다구....넘 깜짝 놀랐다.

 

직장과 집 근천에 있는 병원 모두 그랬다.  세상에나, 대학병원도 아니고 무슨 초진 진료를 몇달씩 기다려 받아야 한다는 상황이 너무 황당했다.  어떻든, 올 해가 가기전에 내게 일어나는 이 짜증나는 증상들을 올 해 한에는 해결을 좀 해보자는 의지로 인터넷 폭풍검색을 해서 좀 멀기는 했지만,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병원이 리뷰도 괜찮고 예약없이 와도 된다고 하길래 방문했다.

 

흠...내가 갔을 때, 대여섯명의 환자가 있었는데, 다 나 보다 젊은 사람들이었다.  청춘을 밝고 맑게 누려야할 요즘 젋은 친구들이 정신과를 오다니요?  나도 아이들을 키우기지만, 환자가 모두 20,30대로 보여서 놀랐다.

 

진료전 태블릿pc로 지금 마음상태 체크리스트 같은 걸 주면서 작성하라길래 했는데, 거의 극과 극의 항목으로 체그가 되었다.  시간은 5분정도 걸렸다.  아마도 의사쌤이 이걸 미리 검토하신 후 진료실로 호출하는 것 같았다.

내 차례가 되어 진료실로 들어갔는데, 의사쌤이 넘 젊은 쌤이었다.  지금의 내 상태는 불안증세가 상당히 심한 상태라고 하시면서 3일치의 약 처방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간단하게 하는 일은 무엇인지, 가족구성과의 관계는 어떤지, 요즘 마음과 기분이 어땠는지 정도 물어보셨다.  이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왜 눈물이 나는 건지, 나 보다도 10년 이상은 어려 보이는 이 의사쌤의 몇개 질문에 답하면서 왜 그리 눈물이 나는 건지 너무 창피했다.  의사쌤이 친절히 티슈를 꺼내주었지만,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에 이후 몇장의 티슈를 더 뽑았는지 모르겠다.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내 속마음의 상태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그동안의 설움이 폭발한거였을까? 

 

 

불안장애 증상이 심하고 수면시간도 짧아 3일치 약을 처방해줄테니 3일 뒤에 다시 오라는 의사쌤의 말을 듣고 진료실을 나왔다.

아침, 점심, 저녁 먹는 약이 좀 차이가 난다. 아침에 4알, 점심에 2알, 저녘엔 1알이다. 진료비를 결재하면서 특별히 약의 성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해주질 않아 무슨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먹어보고 제발 작은 일에도 까르르 웃으며, 밝은 하루를 보낼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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