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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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들

졸혼 준비를 시작했다

by Miracle.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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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크면 이라는 막연한 기준점을 놓고 그 때가 되면 서로 각자의 삶을 살 거라는 계획은 매 해 마다 나의 우유부단함으로 흐지 부지 되었다.
아이들을 두고 나만 빠져나가는 것 같아 차마 단호하게 결정하질 못했었다.
그렇게 해마다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며 어쩔수 없었다며 자기 위안을 했던 것 같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아이들의 친구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따로 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게 싫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간식도 주고 싶었고, 밥도 먹여주고 싶었다.
어쨌던, 그렇게 여기 까지 왔다.

그 사이 참..수많은 일들로 싸우며 해를 넘기며 왔는데, 문제의 발단은 항상 그 사람의 이기심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며 들어가는 생활비가 만만치 않은데다 본가의 모친 생활비에 월세  또한 보내야 하는 상황인데 , 본인 용돈만 생각하며 참, 많이 억울해했다.  내게 주는 돈은 생활비와 대출이자등으로  충당이 안되어 맞벌이를 해 보탰는데도 말이다. 맞벌이 하며, 집안일에 아이들 케어에, 정작 내 노동력의 댓가는 금전으로는  그 어디에도 남길수 없었다.

오래 전 투자한 것이 잘못되어 계속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 대학은 마쳐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금  껏 버텨왔는데, 최근 자꾸 마음이 무너져내린다.

아이들 고등,대학 다니는  동안 보내주는 생활비도 기가 막힌데 본인의 카드 결재액 평균이 60만원이 넘어가도 얘기를 안하고 있었더니, 어느 땐 100만원이 넘을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버니 아무말 안했다.
그래, 네가 지금은 적게 버니 그렇겠지. 하며..
그런데 얼마전 내게 그동안 네가 번돈은 모두 어디다 썼냐고 하는 말에 생활비로 썼다고 하니 다른 말로 시비를 걸어와  이젠 정말 질릴만큼 질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혼...
모 배우가 방송에서 언급해 요즘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법적 이혼은 하지 않고 배우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끝낸다는 의미를 지니는 졸혼..
내가 이 졸혼 준비를 하는 중이다.

살고 있는 집에서 나갈 때  전혀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기 위해 집 얻을 돈도 모아야겠고,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직업도 있어야하니  그동안 쌓아온 경력으로 직장도 새로이 잡아야 된다.

아이들이 독립해 나갈 날을 기다리다 보니 너무 많이 늦어진것 같다.
아니, 한편으론 먼 미래의 아이들 혼사까지 생각하는 미련함으로 내 스스로 발목을 잡으며 핑계를 대며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했던 것 같다.

차라리 빨리 헤어져 순수하게 아이들 양육비만 받았다면, 내게 본인이 번돈을 도둑 맞았다는 생각은 안했을 것이고, 각자 자기 삶에 충실하며 마음에 상처를 더할 일은 없었을 텐데 싶다.

그리고...
이젠 고요하고 평온하게 내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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